저는 2009년 6월 중반에서 9월 중반까지 미국 UCLA extension에서 Intensive English Communication Program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외국여행은 몇 번 다녀왔지만 몇 개월 동안 혼자 외국에서 사는 것은 처음이기에 많이 겁나고 떨렸습니다. 미국에 여자 혼자서 사는게 안전할까? 말이 안통해서 어디 잡혀가는 거는 아닌가? 혹여나 비자가 안나오면 어떻하지? 지금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겁난다고 안갔으면 어쩔뻔했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스스로 크게 성장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준비해야하는 자료가 복잡하고 낯설어서 혼자 준비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서류 준비에서 묵을 숙소까지 Atlas에서 꼼꼼하게 챙겨주셔서 미국에 입국해서 지내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여러 외국 친구들과 지내는 것이 영어 공부에 도움이 클 것 같아 저는 방 2개가 있는 Universal Student Housing이라는 4명이 쓰되, 2명씩 1방을 쓰는 구조로 되어있는 아파트를 신청했습니다. 가격은 다른 곳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UCLA 캠퍼스 내부에 있어서 거의 100% 백인만 있는 안전한 곳이었습니다. 저는 네덜란드, 타이완, 스페인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지내게 되었고, 타향에서 동병상련의 힘으로 친해져서 같이 맛집 탐방도 하고, Santa Monica 해변 나들이도 자주 갔답니다. 물론 1달 지나서는 제가 주도해서 LA 한인 타운을 가서 한국 음식도 먹었더랬지요~랬지요~

UCLA extension은 유럽, 아시아, 중동지방까지 전세계 친구들이 다 모이는 곳으로, 매해 여러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제가 신청한 것은 12주 간의 intensive English program이었는데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월요일~금요일에 수업이 있었습니다. 반은 101에서 106까지 6개의 반으로 level에 따라 나누어 지는데, 서로 다른 다라끼리 섞이도록 반배정이 이루어집니다. 저는 105반에 배정되었는데 프랑스, 이탈리아, 터키, 타이완, 일본, 타일랜드, 한국에서 온 친구들이 약 12명 정도였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104 level을 이수하고 올라온 친구였고, 저 처럼 처음으로 105반을 듣게 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하고 아는 친구들도 없어서 서먹서먹했는데, 서로 챙겨주는 분위기라서 같이 점심먹으면서 친해졌지요. 선생님들은 유머러스하고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하시고, 준비를 많이 해오시는 편이었습니다. 또 지식 수준이 높았습니다. UCLA extension은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느낌이 컸습니다. 학생들은 고등학생 동생들부터, 영어 공부를 위해 미국을 온 터키 교수님, 저널리스트, 영화 배우를 꿈꾸는 프랑스 친구, 외국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준비하는 친구, 저 처럼 영어 의학 논문과 영어 presentation을 위해 온 사람등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었습니다. 때문에 내가 모르는 세상에 새로이 눈을 뜨는 좋은 기회했지요. 오전 3시간 동안은 주로 reading, writing, grammar 수업이었지만, 재미있는 영화나 드라마 등을 인용해 수업이 이루어져서 재미있고 실용적이었습니다. 오전 수업 선생님 중에 한 분이 담임이 되어 출석 체크, 숙제 검사, 단어장 검사등을 하는데 출석과 숙제 검사는 철저해서 결석을 자주하면 certificate도 받을 수 없고, 상부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오후 수업은 선택 수업이었는데 저는 영화 감상 수업과, 발음 교정, 미국의 street 영어 수업을 들었는데 언제 끝났는지가 모르게 오후 수업이 지나간 것 같습니다. 오전 수업보다는 더 재미있고 야외 수업도 하는 등 더 open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운이 좋게도 재미있고 착한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어, 생일 파티도 많이 가고, 소풍도 많이 갔습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미국에서 쓰이는 살아있는 영어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3개월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르는 사이에 발음과 단어를 많이 습득했습니다. 3개월을 보내고 돌아와야 하는 전 날 밤,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릅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가 싫었거든요. 스페인 친구는 몰래 재워주겠다며 가지 말라고도 했지요. 새로운 직장에 복귀해야하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돌아왔지만 1년을 채웠으면 영어가 몰라보게 늘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미국에서 보낸 행복했던 시간을 잊을 수 없어, 친구들을 만나러 2009년 11월, 2010년 1월에 2번 다시 미국을 향했고, 멀리서 지내야하지만 평생을 함께할 친구를 얻게되었습니다. 또 내년에 한국에 여행올 친구들을 위해 맛있는 식당과 구경거리를 생각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Facebook을 통해 요즘도 영어로 수다떠는 것이 저의 큰 행복이랍니다. 실수 투성이의 영어였지만 전자 사전을 하나씩 찾아가며 얻은 단어들이 어느새 제 것이 되어가는 걸 느낍니다.

짧은 시간에 영어를 정복하는 것은 무리이지만, 영어 울렁증 치료와 평생의 친구들을 얻는 데에는 더 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2009년은 제 인생의 황금기였다고 한치의 망설임없이 말할 수 있답니다. 요즘은 시간이 없어서 EBS 반디 라디오를 들으면서 지내는데, 영어을 잘하고 싶게 만들어 준 것은 어학 연수가 가장 큰 작용을 했다고 봅니다. 친구들을 다시 만나서 수다를 떨 생각에 설레입니다. 또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여행할 계획도 세워봅니다. 놀러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 출석이나 공부에 철저한 UCLA extension은 어려울 수도 있을거란 생각입니다. 하지만 고급 영어와 성실한 친구들을 만나는 곳으로는 가장 좋은 곳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어학 연수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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