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다사다난했던 생애 첫 해외여행이었습니다. 많은 일이 있었고 또 많은 것을 보았으며, 많은 사건을 겪었습니다. 해외에서 혼자 있을 때의 슬픔, 외로움, 여러 가지 감정들.. 혼자서 어떻게 모든 역경을 헤쳐 나가야 하는지, 이번 여행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미국에서의 경험들을 다시 되새겨보면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 순간 순간엔 기쁘고 즐겁고, 또 행복했던 적도 있긴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태어나서 자의적으로 한 번도 쓰지 않았던 일기 또한 쓰게 되었습니다. 혹시 저의 경험담이 추후에 해외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다 싶어서 그 당시의 해외여행 초보로서의 경험과 감정이 매우 잘 담겨있는 저의 일기 일주일 치 분량과 제가 경험 했던 많은 일들을 본 보고서에 적어보고자 합니다.

제가 출발했던 당시는 한국 시간으로 오전 7시였습니다. 전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첫 해외여행을 제대로 보내기 위해 인터넷에서 많은 글들을 읽었습니다. 공항 수속은 어떻게 하는지, 어떤 짐들을 챙겨가야 하는지, 또 어떤 짐들이 공항 단속에 걸리는지 나름 준비를 철저하게 하였습니다. 그렇게 전날 밤 했던 준비를 토대로 김해공항으로 가는 리무진에 탑승을 하고 저는 김해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공항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앞에서 말했지만 이 여행이 바로 저의 생애 첫 해외여행이였기 때문에 공항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전날 밤에 인터넷에서 찾아본 내용들은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 턱이 없더군요. 인생은 실전이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여기는 아직 한국이라는 점이었죠. 학교에서 전해 받은 각종 정보가 담긴 영문서류들과 비행기 탑승권이 있는 파일에서 탑승권을 꺼내 근처에 있던 여직원에게 어떻게 하는 건지 물었습니다. 저 쪽에 델타에어라인이 있으니 그 쪽으로 가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시키는데로 김해공항 구석에 있는 델타에어라인에 갔습니다. 앉아서 기다리려고 의자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조지아텍으로 UROP를 가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만남을 가진뒤 저희는 같은 목적지인 나리타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무난하게 도쿄까지 도착을 하였고 그 다음부터는 비행기가 달랐기 때문에 친구들과 헤어지고 저 혼자 디트로이트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을 하였습니다. 대략 시간은 11시간 30분 걸렸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본인이 조금 산만하기 때문에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하는 이 긴 시간은 견디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때부터 조금씩 해외여행에 대한 저의 꿈이 무너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미국에 도착을 하면 써야 되는 서류가 있습니다. 입국심사 하는 줄을 서기 전에 한 장 꺼내서 미리 써둬야 합니다. 어떤 걸 선택해야하는지 모르는 저는 디트로이트 공항에 있던 경찰분에게 물어보니 당신은 비자가 없으니 초록색 서류를 쓰면 된다. 라고 해서 초록색을 선택해서 줄을 기다리며 작성을 했습니다. 드디어 저의 차례가 왔고 홍채사진과 지문을 찍은 뒤 저에 대한 간단한 입국심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영어실력에 부족해서였을까요? 입국심사를 진행하던 그 분이 제가 뭔가 이상하다며 오피스로 끌고 가더군요. 끌려가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강제추방 당하게 되는 건가? 나의 해외 첫 여행은 이렇게 끝을 내리는구나, 아니면 미국에 억류를 당하게 되나?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오피스에 잠시 앉아 있으니 흑인 경찰이 제 이름을 부르더군요. 1:1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좁은 공간에 앉아서 그 경찰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간단하게 미국에 온 목적부터 제가 가는 대학에 대한 정보까지 물어 보더군요. 제가 상세하게 말하기엔 영어실력이 부족한 관계로 제가 가지고 있던 서류파일을 건내 주었고 쭈욱 읽어보더니 또 몇 가지 물어보더군요. 그래도 제가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영어는 느리게 또박또박 해주어서 다 편하게 알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오피스를 빠져나오고 다음 비행기를 탔습니다. 그렇게 또 시간을 흘렀고 저는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거기 있는 직원에게 제 짐의 행방을 물어보기 위해 또 찾아다니다가 우연히 baggage claim 표지판을 보게 되었고 저는 조금의 희망과 함께 그 화살표를 따라 정신없이 걸어갔습니다.

이제 학교에서 가르쳐준 숙소로 가야 했습니다. 그렇게 공항밖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미국택시라 그런지 또 기분이 색다르더군요. 영문서류에 적혀있던 주소인 20 South 36th Street으로 가달라고 하였지만 어찌 택시기사는 어딘지 모르는 낌새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서류를 보여주며 이 주소로 가 달라고 했지만 택시기사가 어딘지 모르더군요.. 정말 막막했습니다. 일단출발은 했고 그래서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지도가 있었습니다. 그 지도를 보여주니, 아 알겠다며 그 곳으로 가더군요. 알고 보니 그 장소가 이름이 바뀌어서 자기가 몰랐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숙소 입구까지 도착하였습니다.

한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택시를 타면 주소나 목적지를 직접 말하기 보다는 지도를 보여 주시는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숙소 입구까지 도착한 건 좋았습니다. 여기서 첫째날의 마지막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죠. 당연히 입구로 보이는 곳에 가서 문을 열려고 하니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아 여기가 입구가 아닌가? 건물 한 바퀴 뺑 둘러봐도 입구는 그 곳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자포자기의 마음으로 30분쯤 짐과 함께 기다렸나요? 안에서 사람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문이 다시 닫히기 전에 재빨리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카운터로 가서 숙소 체크인을 하려고 했죠. 제가 밤에 와서 그런지 이미 숙소의 매니저와 말이 다 끝난 상태인 줄 알더군요.

알고 보니 그 숙소는 오후 6시 이후에는 체크인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문도 닫혀 있었구요. 자기들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는 듯이 당황한 기색을 보였습니다. 제가 4주치 방을 직접 예약하고 그렇게 숙소에 짐을 풀게 되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학교측에서 숙소에 이미 다 말해놓고 예약까지 끝낸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학교에선 단지 숙소의 위치만 알려준 것이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선 물론 학교도 유학업체를 통해 한 것이기 때문에 몰랐을 수도 있지만 분명 고쳐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체크인 시간 이후에 미국에 도착하게 한 일정 또한 문제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분명 고쳐져야 합니다. 하마터면 방도 못 잡고 밖에서 노숙 할 뻔 했으니까요.

숙소의 시설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헬스시설, 수영장, 영화감상실, 식당, 게임방등 투숙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식당도 상당히 저렴해서 미국에 머무르는 동안 편하게 먹을 수 있었구요. 다음에 University of Pennsylvania(이하 UPenn)에 오는 학생들도 UROP가 아니라서 학교 기숙사에 살지 못하는 경우라면 저는 강력히 이 숙소를 추천드립니다. 숙소의 이름은 The Axis였습니다. 근처에 있던 다른 숙소들에 비하면 상당히 작은 규모지만 정말 좋고 안락합니다. 방은 1인실이며 에어컨도 있고, 화장실도 방에 따로 있으며 따뜻한 물도 잘 나옵니다. 보통 근처에 있는 다른 숙소는 화장실이 공동 화장실이더군요. 저는 이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상과 침대도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배게와 이불이 없다는 점입니다. 저는 당연히 있을 줄 알고 가져가지 않았지만 없어서 당황을 했습니다. 이 숙소에 가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이불과 배게를 지참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이게 제가 겪은 첫째날 이야기 입니다. 다음날 저는 시차적응이 덜 되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컴퓨터를 좀 하다가 오전 8시 경이었나요 정확한 시간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해당건물인 Fisher Bennet Hall 로 향했습니다. 서류에 나와 있는 오피스로 가보았지만 그 오피스는 어이없게도 오전 9시부터 문을 열더군요. 당시 저는 원래 오리엔테이션이 예정되어 있었던 날짜보다 하루 늦게 미국에 도착하는 일정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따로 오리엔테이션을 받아야 했던 관계로 사정을 그 오피스에 있던 직원에게 말했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알려 주시더군요. 잠시 또 하나 건의를 하자면 따로 오리엔테이션을 받는 것까진 좋으나 그 오리엔테이션이 수업시간과 겹쳤습니다. 그래서 그 수업이 끝난 뒤 저는 혼자서 책을 사러 캠퍼스를 돌아다녀야 했던 점이 너무 불편했습니다. 당시 원래 오리엔테이션에서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뒤 학생들과 함께 책을 사러 갔었다고 하더군요. 적어도 저는 원래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맞춰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몇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환전할 때 500달러짜리 여행자 수표를 몇장 준비해 가시는 게 좋습니다. 500달러짜리는 고액권인 관계로 고액권을 분실하면 상당히 큰 손해가 생깁니다만 여행자수표로 500달러를 발급시에는 분실을 하더라도 연락을 하면 다시 재발급이 가능합니다. 이 500달러짜리 여행자 수표를 학교측에서 미리 건내준 서류에 나와 있는 숙소의 숙박비와 학비에 맞춰서 준비해 가시면 상당히 큰 도움이 됩니다. 달러화는 생활할 때 써야 하기 때문에 학비에 써버리면 나중에 돈이 상당히 애매하게 됩니다. 참고로 여행자 수표로 학비와 숙박비를 내면 거스름돈을 주지 않으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외환은행에서 환전을 하신다면 그 곳에서 international용 캐쉬카드를 발급 받으시는게 좋습니다. 물건을 살 때도 직접 결제되는지는 시도를 안 해봐서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캠퍼스에 있는 Penn Bookstore에 있는 현금인출기에서 돈이 부족할 때 인출해서 사용하였습니다.

학비를 내실 때에는 예를 들어 학비가 1800 달러다. (저의 경우 그정도 했습니다.) 그러면 500달러짜리 3장과 100달러짜리 지폐를 3장 내시면 됩니다. 만약 500달러짜리 여행자수표 4장을 내시면 200달려못돌려 받으니 주의바랍니다. 이렇게 미국에서의 한 달 생활을 위한 모든 일과가 끝난 뒤는 상당히 편하게 살았습니다. 제가 길치인 관계로 제 손에는 항상 지도가 들려있긴 했지만요.

다음은 제가 UPenn에서 받은 수업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수업의 이름은 Conversation & Culture 입니다. 제목 그대로 영어회화와 미국의 문화에 대해 배우는 수업입니다. UPenn이라는 대학이 아는 사람은 아는 미국에서 엄청 유명한 대학일지라도 사실 한국에선 네임벨류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희 클래스가 총 9명이었는데 그중 2명만 한국인이고 또 한 명의 타이완인을 빼면 나머지는 전부 유럽계 인종이었습니다. 정확하게 나열하면 한국인 2명, 러시아 1명, 타이완 1명, 이탈리아 2명, 이탈리아 1명, 포르투갈 1명, 프랑스 1명입니다. 한국 사람이 적어서 그런지 정말 영어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수업은 오전시간인 오전 9시 부터 오후12시까지 강의실에서 진행됩니다. 수업은 그 시간동안 두 가지를 하구요.

첫 번째는 교재를 통한 수업입니다. 주어진 상황을 들은 뒤 파트너와 함께 문제를 풀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이었습니다. 분명 배우는 내용은 매우 기초적이었습니다. 듣기문제는 수능 이상이긴 했지만 저희가 초중고등학교때 배운 내용수준이니까요.

두 번째는 토론과 역할극이 주된 내용입니다. 이 수업의 최대 장점은 수업에 무조건 참여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참여를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선생님이 지목해서 시킵니다. 무조건 영어로 말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Survey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선생님이 2~3명씩 조를 짜주면 조는 주제를 골라 Survey항목을 만들고 질문들을 조원들과 토론한 뒤 작성하여 해당하는 날까지 미국인들에게 Survey를 진행해야 합니다.

UPenn사람들은 굉장히 친절했습니다. 영어에 상당히 버벅이는 (분명 본교에서 하는 수업들은 학술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질문이나 듣기에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제가 확신하는 건 학생들 대다수가 생활 회화는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외국인이 양해를 구하고 Survey를 진행해도 매우 친절하게 대답해줍니다. 분명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외국인이 뭐 물어보면 무시하거나 대충 대답할게 뻔합니다. 그렇게 모은 Survey결과는 이후 결과를 프레젠테이션으로 조별로 발표를 해야 합니다. 몇 명에게 Survey를 진행을 했고 결과 몇 퍼센트의 사람들이 이런 대답을 했고 몇 퍼센트의 사람은 또 이런 대답을 했고, 이런 식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합니다. 외국인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니까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수업입니다. C&C 수업에서 영어실력이 늘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외국인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본 수업 이외에도 매일하는 야외활동이 있습니다. UPenn이 있는 Philadelphia의 유명한 관광장소들을 구경하고, 미국의 놀이문화를 체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지막 2주는 워싱턴 DC와 뉴욕까지 여행을 하였습니다. 한 달 동안 정말 많은 여행을 했습니다. 수업뿐만 아니라 이렇게 알찬 야외 활동이 있는 수업입니다. 학비가 비록 약 1800달러로 한 달치곤 상당히 비싸지만 이렇게 많은 활동은 정말 그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알찹니다. 하늘도 정말 푸르고 많은 볼거리가 있는 UPenn을 저는 강하게 추천합니다. 몰론 저는 첫 번째 여행이고 조금은 부족하다 할 수 있는 정보와 함께 와서 많은 험난한 일을 겪어서 그런지 다시는 해외 여행할 마음이 싹 가시긴 했지만 미국에서 근 한 달간 겪은 경험은 제가 살아온 인생의 반 이상보다 훨씬 많은 교훈을 안겨주었습니다.

미국의 첫 번째 수도였던 Philadelphia에 새워진 첫 번째 대학 University of Pennsylvania, 정말 아름다운 건물들과 깔끔한 대학도시, 거의 완벽하다 할 수 있는 치안이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다만 흑인이 매우 많이 거주한다는 점에선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길거리에 주차되어있는 경찰차들을 보면 불안감 따위는 훨훨 날릴 수 있습니다. 비록 매일 밤마다 엠블런스와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자주 들리긴 했지만 다음 날 일어나보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평화롭게 돌아가는 대학 캠퍼스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제가 겪은 경험을 토대로 이후에 외국에 나가는 많은 유니스타분들이 저와 똑같은 경험은 제 글을 읽을 수 있다면, 될 수 있으면 읽어 주셔서 저처럼 고된 여행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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