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아틀라스 인터내셔널을 통해 UPENN 부설어학원으로 연수를 떠난 이OO님의 소중한 후기 입니다. 시간을 내어 정성스러운 후기를 전해 주신 이OO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프로그램 명: Intensive Program
*기    간: 2015년 6월 25일~현재

1. 수업내용

UPENN 어학연수의 레벨은 총 100~800까지로 세분화 됩니다. Level Test 에서 Level 700을 받았습니다. 상위레벨을 받아서 첫 날에는 행복했는데, 첫 수업을 듣고 난 후 겁이 나고 걱정이 밀려 왔습니다. 수업 내용은 괜찮은데 선생님 말의 속도가 빠르고 수업의 진도 또한 빠르게 나갑니다. (선생님들이 실제 미국 대학 수업과 비슷하게 진행하려고 많이 노력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상위 레벨의 Reading/Writing 수업은 그런 특성이 더 강합니다) 듣기와 말하기가 약해서 레벨을 아래로 내리려고 했더니 “레벨을 일부러 아래로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며 그냥 들으라고 하셨습니다. 덕분에 하루 하루가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성격까지 낯선 사람 대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는 편이라 두 달 동안 살이 저절로 빠졌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초반에 살 빠지는 학생은 꽤 있더군요.ㅎㅎ

제가 들었던 Listening 수업은 매주 TED Talk 4개를 듣고 요약해서 제출합니다. 이렇게 5주를 합니다. 쉽게 하는 학생도 있고 저는 듣기가 너무 약해서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요령껏 알아서 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리고 LEVEL 700 까지는 CORE 수업이 있는데 이 수업은 듣기/독해/문법/쓰기를 모두 다루며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수업 중 하나입니다. 또 선생님에 따라서도 다른데 우리 담당 선생님은 매우 꼼꼼하신 분이셨습니다.

특히 에세이 (700~800자 분량) 과제는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 과제가 나올 때는 물론이고 글을 써 갈 때 마다 선생님이 첨삭을 하시면서 새로운 요구를 하시기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덕분에 글 쓰는 감각은 많이 늘었고 실제 여기 정규 대학생이 페이스 북에 올린 에세이 과제를 보니 거의 똑 같은 형태였어요. 요구조건이 오밀조밀 많았습니다. 순간 벌레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힘들었지만 TED 듣는 것도 익숙해지고 Summary & Writing 실력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제 생각에는 토플 공부를 하고 오는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점수와 상관 없이 토플 듣기/독해/쓰기/말하기를 골고루 공부하고 오는 것이 수업을 따라가는데 도움이 되는 거 같습니다. 여기도 토플 수업이 있고 수업 시간이 주로 “유형 학습과 연습”이라 괜찮은 편입니다. 물론 한국처럼 점수를 높이기 위한 수업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토플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해 줍니다. 또 많은 학생들이 미국 대학 또는 대학원 진학 준비를 하고 있어서 토플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스스로 의지만 있다면 꾸준히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Fall 2 학기가(2015년 가을) Level 800에서의 두 번째 수업이었습니다. 800 수업은 CORE 없이 모두 Elective 수업입니다. 스스로 4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선택과목은 세션마다 다르게 추가되는 과목들이 더 있어서 과목 선택의 폭은 넓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번 세션 초반에 날아든 이 메일 한 통 (4과목 모두 B-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다음 세션 수강신청 가능) 때문에 멘붕으로 이번 세션을 보냈습니다. 올해만 이런 일이 있는 건지 해마다 연말에는 이렇게 상위레벨 학생들을 정리하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Fall 2 수업에 저는 Essay Writing 수업 (이 수업은 일년에 두 세션만 있다고 들었습니다) 을 택했습니다. 미국식 에세이 쓰기인데 다양한 Writing 방식을 소개하고 비슷한 방법으로 글을 쓰는 수업입니다. 매주 600자 이상의 Essay를 Rough/Final Draft 하나씩 제출해야 하고, 매일 Essay 한 두 편을 읽어서 간단한 테스트와 토론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읽은 Essay를 모두 모아 mid-term 과 final-term 테스트를 각각 봐야 하는 타이트한 수업이었기 때문에 다른 수업까지 모두 영향을 받아서 정말 속 편하게 잔 날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워낙 Writing 수업을 좋아하는데다 담당 선생님도 훌륭하시고, 학생들도 재미있게 수업에 임해서 정말 보람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이 학교의 Writing 수업은 크게 만족합니다. 다음 세션에는 Research Paper 수업을 신청했습니다.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는데 버티는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그리고 800 레벨에서는 Reading 수업 조차 테스트를 모두 Writing 으로 하고, Listening 수업에서도 Writing 테스트가 있을 정도로 Writing 과 연관된 부분이 매우 많습니다. 물론 선택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고 또 저처럼 800 수업을 이렇게 오래 듣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조정은 충분히 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800 레벨에서는 Listening/Speaking 은 어느정도 가능 하다고 보고 수업을 진행하는 거 같아요. 한국 학생들 중 듣기/말하기/읽기/쓰기가 비교적 골고루 갖추어져 있는 학생들은 훨씬 수월 해 보였습니다.

전반적으로 과제양은 엄청납니다. 하지만 400/500/600 레벨은 과제양도 많지 않고 학생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유도해준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미국에 오자마자 바로 700 레벨에서 시작해서 두 번째 세션부터 800 레벨이 되었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듣기/말하기 부분이 매우 약했고 성격까지 소극적이라 더욱 힘들고 더딘 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건 방법이 없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초반에는 혼자 집에서 듣기 연습을 따로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에서 계속 TV보고 NPR 라디오 듣고 해야 영어가 골고루 좋아지는 거 같습니다. 지금은 학교에 많이 익숙해져서 마음이 훨씬 편합니다.


2. 숙소 IH(International House)

IH는 워낙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승강기, 전기 등에 고장이 자주 있는 편이지만 그 외의 것은 저는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약간 운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층마다 상황이 조금씩 다른 거 같기도 해요. 제가 머물렀던 층은 가장 저렴한 방인데도 청소도 매일 깨끗하게 해주었는데 남학생들 있는 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너무 지저분해서 살지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도 봤습니다. 그래도 학교 주변에서 혼자 쓰는 방으로는 가장 싸고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듯 합니다. 유펜 대학원으로 유학 온 우리나라 학생들도 많아서 이것 저것 듣는 얘기도 많고요.

9월 개강 이후에 숙소를 IH에서 홈스테이로 옮겼습니다. 우선 IH 가 9월 개강 이후부터 너무 시끄러워서 힘들었고, 듣기/말하기를 늘리려면 불편해도 홈스테이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옮겼습니다. 현지인이 해 주는 무료 바이블 스터디를 다녔는데 그때 거기 선생님께서 중간에 다리를 놓아 주셔서 다행히 깔끔한 홈스테이를 얻었습니다. 남의 집 살이라 쉬운 건 아니지만 음식을 비롯한 생활 환경이 매우 좋아 묵묵히 살고 있습니다.ㅋㅋ


3. 전체적인 소감

적지 않은 나이로 공부를 하려고 하니 아무래도 머리가 굳고 훈련이 적어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중간에 자꾸 집중이 끊어지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공부하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토플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위 레벨에 있다 보니 하루하루가 그저 정신 없이 지난 거 같습니다.

숙제도 많고 수업이 타이트해서 열심히 하면 정말 실력은 늘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까지 모두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수업의 틀이나 내용은 맘에 들었습니다. 수업은 정말 꼼꼼히 별거 별거 놓치지 않고 다 가르쳐 줘서 놀랐습니다. 하지만 모든 선생님들이 친절한 것은 아닙니다. 코드 맞고 실력 좋은 학생들한테 대단히 친절한 건 한국보다 훨씬 더 심합니다. ㅋㅋ

이 학교의 모든 수업 내용은 정말 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할 때는 힘들지만 한 세션 끝나면 많은 학생들이 보람 있어 합니다. 티칭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수업 내용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가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 교육이 그렇듯이 구체적으로 그것이 무엇에 좋은지를 전혀 설명하지 않습니다. 학생의 단점 조차도 세션이 끝나는 날에 한마디 던져 줍니다. 직접적으로 언급해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그것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가끔 안타까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코가 석자라 저도 누구에게 말해 준 적은 없고 또 모두들 자기 스타일대로 공부하는지라 언급할 입장도 안되고요 ㅋㅋㅋ

저는 2016년 8월까지 있을 예정입니다. 힘들어도 학교에 있어야 많이 배운다는 걸 알았고 수업들이 지나치게 비싸지만 매우 괜찮은 수업들이라 생각해서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고 수강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배우는 게 일단 재미 있어서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모두 수업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수강하면 800레벨의 수업을 모두 수강하는 매우 드문 학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ㅋㅋ 그래도 800레벨의 elective 수업이 정말 많아서 이게 가능한 거 같습니다. 일부 수업은 2번 듣는 수업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게 절대 자랑은 아닙니다. 다른 학생들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하며 고개를 갸우뚱 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다고 확신합니다. ㅎㅎ

시간이 정말 빠릅니다. 어느새 7개월째가 되었습니다. 욕심 내지 말고 재미있게 배워야 한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습니다. 미국이 지식/문화 수준은 매우 높지만 그 외의 것들은 한국보다도 더 문제가 많은 나라라는 것도 알아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들은 수업을 하나씩 소개하는 후기를 쓰고 싶은데 그것도 수업이 너무 많아서 가능할지 모르겠네요..저의 새해 목표는 “재미있게 살자”입니다. 모든 면에서 “재미”를 느끼려고 꾸준히 노력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Student Center”가 있어서 여러 나라의 학생들이 교류하며 친구도 많이 사귑니다. 쉬는 시간에는 항상 북적대고 학생들이 많습니다. 여기서 서로 이야기하고 친구 사귀면서 영어 늘리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적응도 도와주고 Listening/Speaking도 늘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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